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4부작 드라마 『소년의 시간』을 시청했습니다.

13살 소년 제이미가 친구를 살해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원테이크 형식의 연출과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인상 깊었는데요.

단 4편임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고, 마지막까지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소년의 시간
같은 반 친구의 살해 용의자가 된 13세 소년. 그의 가족과 심리 상담사, 형사는 모두 같은 질문을 마주한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시간
- 00:00 (2025-03-13~)
출연
스티븐 그레햄, 애슐리 월터스, 에린 도허티
채널
Netflix



처음에는 단순히 “살인은 살인이다. 어떤 이유든 동정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같은 집에서 같은 방식으로 자란 누나는 멀쩡히 잘 컸는데,

왜 제이미는 그렇게까지 무너졌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셀 문화’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SNS의 영향, 왜곡된 남성성, 외로움과 분노의 표출 등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엔 사회적인 맥락이 짙게 느껴졌습니다.


🔹 인셀(Incel) 뜻


Incel = Involuntary Celibate (비자발적 독신자)

• 원래는 성적·연애적 관계를 원하지만, 그럴 기회가 없어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을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남성들이 여성이나 사회를 향해 분노와 혐오를 표출하는 집단으로 변질된 경우가 많습니다.

🔹 인셀 문화의 특징

• 여성 혐오

• "여자들이 외모·돈만 보는 바람에 나는 연애를 못 한다"는 왜곡된 인식.

• 여성 전체를 적대시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을 온라인에서 자주 사용.

• 자기 연민 + 분노

• "나는 피해자다"라는 인식이 강하며, 이 감정이 사회·여성·성공한 남성 등에 대한 증오로 이어짐.

• 공격적인 커뮤니티 활동

• 온라인 커뮤니티(레딧, 디스코드, 국내 익명 게시판 등)에서 자기들만의 용어로 대화를 나누며 증오를 강화함.

• 일부는 실제 범죄로 이어지기도 함. (예: 캐나다 토론토 차량 돌진 사건)

• 왜곡된 남성성 추구

• 남자는 강해야 하고, 지배적이어야 한다는 극단적 남성성에 집착함.

• 사회가 남자를 억누른다고 느끼며 반발함.


🔹 왜 위험한가요?

• 단순한 불만 표현을 넘어서, 혐오·폭력·극단주의 사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실제로 일부 인셀 커뮤니티 출신 인물들이 살인이나 테러를 저지른 사례도 있습니다.

🔹 모든 외로운 사람 = 인셀은 아님

중요한 건,
• 연애를 못 한다고 해서 인셀이 되는 건 아닙니다.

• 문제는 '연애 실패'를 '여성 탓', '사회 탓'으로 돌리고 혐오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 한국 사회와 인셀 문화: 왜 연결되는가?

1. 💬 “나는 찐따고, 여자는 된장녀”

• 10대~20대 남학생들 사이에 퍼진 인터넷 밈 중엔,
여자 = 외모와 돈만 보는 존재

나 = 그 기준에 못 미쳐서 연애에서 소외된 피해자
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런 인식은 디시인사이드, 유머 커뮤니티, 일부 게임 커뮤니티 등에서 강화됩니다.

2. 🧠 학습된 ‘왜곡된 남성성’

• “남자는 연애 못 하면 찐따다”, “여자에게 인기 없는 남자는 실패자다”라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 이로 인해 성공=연애 or 외모 or 돈이라는 공식에 매달리는 청소년이 많습니다.

• 반대로 여자 친구가 없으면 자존감이 무너지고, 그 분노를 타인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3. 📱 SNS와 유튜브 알고리즘

• 유튜브에선 “남자는 외모보다 돈!”, “여자들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아?” 같은 영상이 추천되며 극단적인 사고방식이 ‘팩트’처럼 소비됩니다.

•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보여지는 외모 중심의 콘텐츠도 외모 콤플렉스와 열등감을 키우는 데 한몫합니다.

4. 🔥 일부는 혐오로, 일부는 자조로 빠진다

• 혐오형:
“페미니즘이 문제다” “여자는 남자를 얕본다”는 식으로 혐오를 표출하며, 온라인에서 여성 비하, 성희롱, 남성우월주의를 드러냅니다.

• 자조형:
“나는 못생기고 찐따라서 인생 끝났다”
자기비하와 자포자기, 게임 중독, 은둔형 외톨이 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 그럼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 청소년에게 건강한 성교육과 관계 교육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생물학 수업이 아니라, “좋은 관계란 무엇인가”, “거절을 받아들이는 방법”, “감정을 조절하는 법” 같은 내용을 가르쳐야 합니다.

• 학교와 가정이 ‘약한 남성성’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 감정을 표현하는 것, 다정한 태도, 타인을 배려하는 것들이 ‘멋진 남자’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선이 바뀌어야 합니다.

• 커뮤니티와 유튜브 알고리즘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키워야 합니다.

• “이 영상, 진짜 근거 있는 말인가?”를 생각해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 마무리하며

『소년의 시간』을 통해 저는 한 사람의 범죄를 단순히 개인의 잘못으로만 볼 수 없다는 복잡한 감정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해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폭력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피해자는 끝까지 피해자로 남습니다.

인셀 문화는 단순히 일부 남성의 자조적인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입니다.

그 속에는 왜곡된 관계, 불안정한 정체성, 그리고 우리가 외면해온 다양한 문제들이 숨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름을 혐오로 연결하지 않는 사회, 약함을 공감할 수 있는 문화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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